[파라다이스 복지재단] 세상과 소통하는 꿈꾸는 만화 창작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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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쌀쌀한 날씨와 달리 마음이 따뜻해지는 파라다이스 복지재단의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예술 지원프로그램 2016 <휴먼터치>를 소개해드렸습니다. 연극, 음악, 그림, 공예, 요리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의 문화예술 프로그램들을 살펴봤는데요, <휴먼터치>의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가운데 ‘그림으로 실현되는 휴먼터치’로 소개된 충현 복지관의 ‘꿈꾸는 만 화 창작교실’ 기억하시나요?
‘꿈꾸는 만화 창작교실’은 발달장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만화 그리기 수업인데요, 이 수업은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일들과 감정을 스토리 텔링하고, 이를 만화로 그리면서 자기표현능력과 옹호능력을 개발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꿈꾸는 만화 창작교실’은 만화 그리기 수업, 만화 동아리 방문, 만화 작품 인터넷 게시, 만화 작품 전시회 개최 등 다양한 창작활동을 진행하는데요. 이 창작 교실은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자신의 생각을 밖으로 이끌어내고 다른 사람들에게 표현함으로써 주변 사람들은 물론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장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직접 그린 만화 작품을 다른 사람들 앞에 선보이는 일은 참가자들에게 많은 자신감과 뿌듯함을 안겨주었는데요. 이에 따라 일회성 전시에 그치지 않고, 2016년 ‘꿈꾸는 만화 창작교실’에 참여한 8명의 발달장애 학생들이 파라다이스 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장애 정보사이트 <아이소리>에 본인의 만화작품을 정기연재하고 있습니다.
장애관련 전문 정보제공 사이트 <아이소리> 바로가기
오늘은 아이소리에 게시된 ‘꿈꾸는 만화 창작교실’ 참가자들의 작품들을 소개해드리려고 하는데요, 지금부터 발달장애 학생들의 일상과 생각, 그리고 꿈을 담은 만화작품을 감상해보겠습니다.
내가 경험한 일 중 싫어하는 일1 (장훈)
첫 번째 연재작품은 장훈 학생의 ‘내가 경험한 일 중 싫어하는 일’입니다. 문자로 자신을 놀리고 도리어 화를 내는 친구 때문에 속상한 마음을 담은 만화인데요, 인물로만 감정을 묘사한 것이 아니라 ‘휴대폰 문자’를 이용해 세련된 방식으로 상황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장훈 학생의 만화를 통해 발달장애 청소년들도 친구가 놀리거나 대화를 단절하는 상황이 오면 비장애인들과 마찬가지로 이에 스트레스를 받고, 속상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내가 경험한 일 중 싫어하는 일2 (희주)
두 번째 작품은 희주 학생의 ‘내가 경험한 일 중 싫은 일’입니다. 이 작품은 학교에서 친구와 다투었다 화해한 내용을 그리고 있습니다. 원근감 있는 배경을 그려 넣어 답답하지 않은 상황묘사와 4컷 만화의 가장 중요한 자연스러운 이야기 이어짐을 잘 표현해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감정변화를 매끄럽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희주 학생의 만화를 보면 타인과의 의사소통에 제한이 있는 발달장애 청소년이지만, 학교에서 비장애 청소년과 마찬가지로 친구의 괴롭힘에 기분이 나쁨을 보여주었고 이를 친구에게도 표현하고 싶은 마음을 그림에 그려냈습니다.
나를 웃게 한 일 (정경구)
세 번째 작품은 정경구 학생의 ‘나를 웃게 한 일’입니다. 계곡에서 보낸 여름휴가를 그린 만화인데요, 신나게 휴가를 즐기는 모습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특히 배경의 공간감과 거리감이 잘 나타나 있고, 대상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대사 없이도 효과 있게 나타내어 상황묘사에 뛰어난 작품입니다. 즐거웠던 일들을 감탄사로 만화에 표현했고, 가족을 포함하여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행복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요. 발달장애 청소년들 또한 대인관계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많음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만화입니다.
나를 슬프게 한 일 (신상철)
네 번째 작품은 신상철 학생의 ‘나를 슬프게 한 일’인데요, 만화교실에서 친구들이 햄버거를 먹은 날, 미술치료에 가느라 빠진 것에 대한 속상함과 아쉬움을 시간의 흐름에 따른 상황의 변화, 감정의 전환을 대사 없고 단순한 그림으로 깔끔하고 간결하게 표현했습니다. 발달장애와 비장애 구분 없이 청소년 시기에 가지는 세밀한 부분에 대한 속상함과 슬픔에 대해 그렸는데요, 사춘기 때는 작은 것 하나에도 속상하거나 슬플 일이 많은데, 발달장애 학생들 역시 똑 같은 감정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작품입니다.
내가 가장 기뻤을 때 (박현우)
다섯 번째 작품은 박현우 학생의 ‘내가 가장 기뻤을 때’입니다. 축구경기에서 골을 넣고 선생님께 칭찬받았던 일을 그린 작품인데요, 컷마다 같은 구도가 아닌 결정적 장면을 캐치해 지루하지 않게 상황을 잘 그려냈습니다. 발달장애 청소년들은 표현이 서툴 뿐, 비장애 청소년들과 마찬가지로 칭찬을 받거나 상을 받으면 정말 기쁘고 그 일을 더 하고 싶어지는 건 똑같다는 것을 잘 표현해준 작품인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친구가 옆에 있다면 (박수빈)
여섯 번째 작품은 박수빈 학생의 ‘좋아하는 친구가 옆에 있다면’입니다. 좋아하는 친구에게 바나나우유로 마음을 전하는 귀여운 내용인데요, 친구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고 싶은 사랑스러운 수빈 학생의 마음이 잘 표현된 만화입니다. 특히 일부러 흑백효과를 주어 사랑하는 마음(하트)을 더욱 강조하여 전하고 싶은 말을 콕 집어낸 점이 참 훌륭하네요.
전시회를 한다면 (김건우)
일곱 번째 작품은 김건우 학생의 ‘전시회를 한다면’입니다. 자신이 그린 만화작품을 전시하는 소감을 보여준 내용인데요, 단순함이 아닌 2점 투시를 응용하여 공간감, 거리감을 드러내 뛰어난 공간 활용력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전시회에 한 사람만 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보고 가는 것을 생각해 많은 사람의 표정과 모습의 다양함을 잘 나타내주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문화체험 (서원혁)
여덟 번째 작품은 서원혁 학생의 ‘기억에 남는 문화체험’입니다. 놀이동산에 놀러 갔던 체험을 현상 그대로가 아닌 의식의 흐름에 따라 그려낸 상상력이 풍부한 작품입니다. 마치 피카소 같은 자유로운 몽상가가 그린 그림 느낌이 나는데요, 사람들과 상황에 대한 재미있는 표현력이 돋보입니다.
기억에 남는 즐거운 일 (장훈)
아홉 번째 작품은 장훈 학생의 ‘기억에 남는 즐거운 일’입니다. 가수 싸이의 콘서트를 관람했던 경험과 느낌을 그렸는데요, 평소 혼자 말없이 그림을 그리는 경우가 많았던 훈이 학생이지만, 이 그림을 그리면서 계속 웃음을 짓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걸며 당시의 신나는 경험과 설렘을 설명했다고 합니다. 훈이 학생에게는 즐거운 경험을 그림으로 표현해봄으로써 다시 해보고 싶은 경험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즐거움에 대하여 알아가는 계기가 된 작품이었습니다.
나에게 초능력이 생긴다면 (장훈)
열 번째 작품은 장훈 학생의 ‘나에게 초능력이 생긴다면’인데요, 훈이 학생이 가지고 싶어한 초능력은 ‘모든 운동경기에서 이기는 능력’이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초능력을 가졌을 때와 초능력을 생각할 때의 표정이 다양하게 표현된 것을 볼 수 있고, 두 번째 컷을 다시 2컷으로 나누어 이기는 상황을 묘사한 것도 인상적인 그림입니다. 더불어 또래 남자 청소년들이 가장 좋아하는 분야인 스포츠에 발달장애 학생들 또한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작품입니다.
미래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장훈)
열 한번째 작품은 장훈 학생의 ‘미래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입니다. 장래희망에 대한 훈이 학생의 생각이 담긴 만화인데요, 훈이 학생은 다른 청소년들과 마찬가지로 만화, 운동,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꿈을 많이 가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만화에 표현한 것 같은데요, 직업을 표현하기 위하여 다양한 도구를 잘 활용하여 그려 넣었습니다. 특히 상황에 맞는 말들을 말풍선에 넣어 그렸으며, 축구선수를 나타내는 컷에서는 관중들을 작게 표현하여 원근감을 잘 표현하였습니다. 이 작품 속에서는 발달장애 청소년들도 청소년기의 특성대로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나의 첫 전시회를 한다면 (장훈)
열두 번째 작품은 장훈 학생의 ‘나의 첫 전시회를 한다면’입니다. 훈이 학생이 ‘꿈꾸는 만화 창작교실’의 전시회를 준비하며 느낀 설렘과 소감을 담았습니다. 이 작품을 보면 훈이 학생에게 전시회가 매우 특별한 의미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자신의 작품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을 정말 기뻐하며 설레고 있는 모습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특히 전시회에서 관람객에서 설명하는 자신의 모습을 두드러지게 표현하고 또한 만화를 바라보는 관람객의 모습, 이어서 만화를 보며 감탄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그렸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지금까지 ‘꿈꾸는 만화 창작교실’ 참가자들의 만화작품들을 감상했는데요, 작품들을 보면서 그 동안 잘 알지 못했던 발달장애 학생들의 일상과 생각, 느낌들을 공유할 수 있었고 장애를 가지지 않은 일반 학생들과 크게 다를 것 없이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는 친구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만화 창작 교실에 참가한 발달장애 청소년들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하였지만 가장 의미 있는 변화는 바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인식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 학생은 먼저 인사를 건네며 만화 창작교실에 있는 친구들과 친해지고 싶다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만화 창작교실에서 그림에 대한 재능 개발 이외에도 서로의 소통을 중시하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앞으로도 ‘꿈꾸는 만화 창작교실’처럼 문화예술을 통해 장애인 친구들이 자신감과 용기를 가지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파라다이스 복지재단이 앞장서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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